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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텍스(실 밀도) 숫자, 높을수록 좋은 이유

이불 텍스(실 밀도) 숫자, 높을수록 좋은 이유
이불 텍스(실 밀도) 숫자, 높을수록 좋은 이유

침구를 고르다 보면 제품 설명에 ‘60수’, ‘텍스’, ‘실 밀도’ 같은 표현이 붙어 있는 걸 보셨을 겁니다. 숫자가 클수록 좋다는데, 정작 그 숫자가 뭘 세는 건지 설명해주는 데는 드물죠. 오늘은 이 숫자의 정체를 원리부터 풀어보겠습니다. 알고 나면 매장에서 커버를 만졌을 때 ‘왜 이건 더 부드럽지?‘가 손끝으로 이해됩니다.

텍스와 ‘수’, 그리고 실 밀도는 뭐가 다른가요

먼저 용어를 정리하겠습니다. 여기엔 성격이 다른 두 개의 숫자가 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실의 굵기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흔히 말하는 ‘수(數, count)‘가 이것으로, 60수·80수처럼 표기합니다. 재미있는 건 이 숫자는 클수록 실이 ‘가늘다’는 뜻이라는 점입니다. 일정 무게의 원사로 실을 얼마나 길게 뽑았는지를 재는 방식이라, 길게 많이 뽑았다는 건 그만큼 가늘게 자았다는 의미거든요. 반대로 텍스(tex)는 정해진 길이의 실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재기 때문에, 텍스 숫자가 크면 실이 굵습니다. 방향이 반대라 헷갈리기 쉬운데, ‘수는 클수록 가늘고, 텍스는 클수록 굵다’만 기억하면 됩니다.

다른 하나는 실 밀도, 영어로 스레드 카운트(thread count)입니다. 원단 한 단위 면적 안에 실이 가로세로 몇 가닥 들어갔는지를 센 숫자죠. 이게 흔히 ‘실 밀도가 높다’고 할 때의 그 숫자입니다.

정리하면 하나는 ‘실 자체가 얼마나 가는가’, 다른 하나는 ‘그 실을 얼마나 촘촘히 짰는가’입니다. 좋은 침구는 대개 이 둘이 함께 올라갑니다. 가는 실이라야 촘촘히 짤 수 있으니까요.

왜 촘촘할수록 부드럽고 오래갈까요

여기서 비유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굵은 밧줄로 엮은 그물과, 가는 낚싯줄로 촘촘히 짠 망을 떠올려 보세요. 밧줄 그물은 손을 대면 올이 툭툭 만져지고 사이 구멍이 큽니다. 반면 촘촘한 망은 표면이 거의 면처럼 느껴지죠.

침구도 똑같습니다. 가는 실을 촘촘히 짜면 표면에 도드라지는 올이 없어 손끝에 걸리는 느낌이 사라집니다. 이게 흔히 말하는 ‘매끄럽다’, ‘샤라락한다’는 감촉의 정체입니다. 피부에 닿는 면이 고르니 자는 동안 뒤척여도 까슬거리지 않습니다.

내구성도 같은 원리로 올라갑니다. 짜임이 성글면 실과 실 사이가 벌어지기 쉬워 세탁을 반복할수록 올이 밀리고 얇아집니다. 촘촘한 원단은 실끼리 서로를 붙잡아줘서 형태가 오래 유지되고, 커버를 자주 빨아야 하는 여름철에도 잘 버팁니다. 실 밀도가 감촉과 수명 양쪽에 동시에 작용한다는 게 이 숫자가 중요한 진짜 이유입니다.

또 하나, 촘촘한 원단은 집먼지진드기 같은 미세한 입자가 원단을 통과하기 어렵게 만드는 역할도 합니다. 알레르기가 신경 쓰이는 분들이 고밀도 원단 커버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숫자가 높기만 하면 될까요

여기서 이 글의 제목을 조금 비틀어 보겠습니다. 실 밀도는 분명 높을수록 유리하지만, ‘숫자만’ 믿으면 안 되는 함정이 있습니다.

첫째, 표기 방식이 통일되어 있지 않습니다. 같은 원단이라도 실을 세는 방법을 달리하면 숫자가 부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가닥을 여러 겹 꼬아 만든 실을 겹 수만큼 나눠 세면 실제보다 큰 숫자가 나오죠. 그래서 어떤 제품은 실측보다 과장된 밀도를 내세우기도 합니다. 섬유 제품의 표시 기준과 시험 방법은 국가 표준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런 표준 체계는 국가기술표준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째, 소재를 무시하면 숫자가 무의미합니다. 밀도가 아무리 높아도 실 자체가 거친 원사라면 매끄럽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좋은 면사는 적당한 밀도만으로도 충분히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숫자 이전에 ‘무슨 실로 짰는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셋째, 여름엔 밀도가 너무 높으면 통기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촘촘하다는 건 바꿔 말하면 공기가 덜 통한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무더운 계절용 침구는 최고 밀도보다 ‘적당히 촘촘하면서 바람이 통하는’ 지점을 찾는 게 낫습니다. 침구 표시나 품질이 의심스러울 때 소비자 정보를 참고하고 싶다면 한국소비자원 자료가 도움이 됩니다.

실생활에서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이 지식은 매장이나 온라인에서 침구를 고를 때 바로 써먹을 수 있습니다.

같은 소재끼리 비교할 때는 밀도 숫자가 높은 쪽이 대체로 더 부드럽고 오래간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즉 ‘면 대 면’, ‘같은 원사끼리’라는 조건이 붙으면 숫자 비교가 유효합니다. 하지만 소재가 다르거나 표기 방식을 알 수 없다면, 숫자보다 실제 감촉과 통기성을 우선하세요. 온라인이라면 소재 표기와 세탁 방법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숫자 하나만 보는 것보다 실패가 적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실 밀도가 높을수록 좋다는 말은 ‘같은 조건에서는’ 맞습니다. 가는 실을 촘촘히 짤수록 부드럽고 튼튼하니까요. 다만 그 숫자는 소재와 표기 방식, 그리고 쓰는 계절이라는 맥락 안에서 읽어야 제 값을 합니다. 숫자를 맹신하지 말고, 숫자가 왜 높은지를 이해한 채로 손끝의 감각과 함께 판단하는 것. 그게 침구를 오래 잘 쓰는 사람의 눈입니다.

이 글을 쓰며 참고한 것

사진: Priscilla Du Preez 🇨🇦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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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가 처음이라면 이불·침구세트, 고르고 관리하는 흐름을 한자리에 모았어요에서 전체 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