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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반발과 고반발, 반발력 숫자가 말해주는 것

저반발과 고반발, 반발력 숫자가 말해주는 것
저반발과 고반발, 반발력 숫자가 말해주는 것

저반발과 고반발, 반발력 숫자가 말해주는 것

매트리스나 토퍼를 살펴보다 보면 꼭 마주치는 단어가 있습니다. 저반발, 고반발. 손으로 눌러보면 하나는 손자국이 천천히 사라지고, 다른 하나는 누르자마자 툭 하고 되밀어 올립니다. 그런데 정작 “그래서 나한테는 뭐가 맞는데?“라고 물으면 대답이 막힙니다. 반발력이라는 말이 감으로는 알겠는데, 정확히 무슨 물리적 의미인지 짚고 넘어간 적이 없기 때문이죠.

오늘은 이 반발력이라는 개념을 원리부터 천천히 풀어보려 합니다. 숫자와 광고 문구에 끌려다니지 않고, 매장에서 손으로 눌러본 그 촉감을 스스로 해석할 수 있게 되는 게 목표입니다.

반발력은 “얼마나 빨리 되밀어 올리느냐"입니다

반발력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이렇습니다. 눌렀던 힘을 치웠을 때 소재가 원래 모양으로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세게 돌아오느냐. 이게 전부입니다.

트램펄린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위에서 뛰면 곧바로 튕겨 올려주는 표면, 이게 고반발의 극단적인 이미지예요. 반대로 진흙탕에 손을 넣었다 빼면 자국이 한참 남죠. 저반발은 이쪽에 가깝습니다. 눌린 자리가 천천히, 뭉근하게 복원됩니다.

메모리폼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나옵니다. 몸의 형태를 잠시 기억(memory)했다가 서서히 놓아주는 성질. 저반발 소재의 대표 격이죠. 반대로 고반발폼은 눌린 즉시 반응해 몸을 받쳐 올립니다. 같은 폼이라도 배합과 구조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갈리는 겁니다.

숫자로 표시될 때 흔히 쓰는 지표

문제는 이 반발력을 숫자로 옮길 때 표기가 제각각이라는 점입니다. 소비자를 헷갈리게 만드는 지점이 바로 여기예요.

가장 자주 보이는 게 반발탄성률입니다. 일정 높이에서 쇠공을 떨어뜨렸을 때 몇 퍼센트 높이까지 튀어 오르는지를 재는 방식이죠. 튀어 오르는 비율이 낮으면 저반발, 높으면 고반발로 분류합니다. 대략 15% 안팎이면 저반발, 그보다 훨씬 높으면 고반발로 이야기하는 식인데, 브랜드마다 기준선을 다르게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다음이 밀도입니다. 흔히 D로 표기하죠. 이건 반발력과는 다른 개념인데도 자꾸 섞여서 설명됩니다. 밀도는 같은 부피에 소재가 얼마나 촘촘히 들어찼는지를 뜻하고, 내구성이나 무게와 더 관련이 깊습니다. 밀도가 높다고 무조건 단단한 것도, 반발이 센 것도 아닙니다. 이 둘을 분리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이해한 셈입니다.

경도(ILD)라는 지표까지 나오면 더 복잡해지는데, 이건 “얼마나 단단한가"를 재는 값이라 반발과는 또 결이 다릅니다. 이런 물성 표기와 시험 방법의 기준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관리하는 표준을 참고하면 개념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국 핵심은 하나예요. 숫자 하나로 매트리스 전체를 판단하지 말 것.

몸에서는 어떻게 느껴질까

이론은 그렇다 치고, 실제로 누웠을 때 차이는 이렇게 다가옵니다.

저반발은 몸을 감싸는 느낌이 강합니다. 어깨와 엉덩이처럼 튀어나온 부위가 소재 안으로 스며들듯 들어가고, 압력이 넓게 분산됩니다. 옆으로 자는 분들이 어깨 눌림이 덜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대신 뒤척일 때 몸을 빼내는 데 약간의 저항이 있고, 여름철엔 열이 갇히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고반발은 위로 받쳐주는 힘이 분명합니다. 허리가 푹 꺼지지 않고, 자세를 바꿀 때 몸이 가볍게 따라옵니다. 뒤척임이 많거나 엎드려 자는 습관이 있는 분에게 유리한 편이죠. 다만 감싸는 맛은 덜해서, 포근함을 기대했다가 “생각보다 딴딴하네” 하는 반응이 나오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 우월한 게 아닙니다. 잠버릇과 체형, 그리고 계절에 따라 정답이 갈릴 뿐입니다.

그래서 고를 때 무엇을 봐야 할까

정리하면 이런 순서로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먼저 자신의 주요 수면 자세를 확인합니다. 옆으로 오래 자면 압력을 분산해 주는 감싸는 성질이, 바로 누워 자거나 뒤척임이 많으면 받쳐 올리는 성질이 대체로 잘 맞습니다.

다음은 체중입니다. 몸무게가 실리면 같은 소재라도 더 깊이 눌립니다. 그래서 가벼운 분에게 적당한 제품이 무거운 분에게는 너무 물렁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매장에서 누워볼 땐 최소 몇 분은 자세를 바꿔가며 버텨봐야 실제 감각이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토퍼라는 선택지를 기억해 두세요. 지금 매트리스가 너무 단단하면 저반발 토퍼로 감싸는 층을 얹고, 너무 물러 허리가 배기면 고반발 토퍼로 받침을 보강하는 식으로 성격을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매트리스를 통째로 바꾸기 전에 시도해 볼 만한 방법입니다.

숫자는 참고용 지표일 뿐입니다. 결국 몸이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내리는 판단이 가장 정확한 데이터예요. 반발력이라는 개념을 손에 쥐고 매장에 서면, 적어도 광고 문구에 휘둘리지는 않게 됩니다.

이 글을 쓰며 참고한 것

사진: Clark Gu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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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